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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4호]Temple, 문화에 Stay하다.
    Maybe... Press 2007. 5. 31. 19:05

     

    “템플스테이는 일상에서 잊어버린 전통문화의 향훈과 자연과 하나 되는 마음 자세에서 본래 내 모습을 찾는 일입니다”(템플스테이 홈페이지 서문)
    한국의 전통문화 체험이라는 모토를 가지고 있는 템플스테이(Temple stay, 이하 템플스테이, 산사에 머무르며 문화를 체험하는 것)가 외국인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미 매년 5만여 명 이상이 템플스테이를 체험하고 있으며, 그 중 외국인의 비율도 10%에 달할 만큼 관심을 끌고 있다.
    템플스테이 일정은 사찰로 들어오는 과정에서부터 시작된다. 한국의 전통 건물 중 하나인 사찰에 들어서면, 예스러운 분위기와 고요한 분위기에 녹아 든다. 만나는 스님들은 웃으면서 합장으로 인사를 한다. 큰 소리는 그 어느 곳에서도 나지 않는다. 단지, 목탁소리와 불경 외는 소리가 사찰을 에워 쌀 뿐이다.
    기자가 찾아간 곳은 경주에 위치해 있는 골굴사(骨窟寺)라고 하는 절이다. 이곳은 이미 1992년부터 산사의 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해 왔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공양, 새벽예불과 저녁예불(기독교의 예배와 같은 개념), 울력(노동을 통한 수련), 좌선 및 행선, 108배, 차담(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는 시간)등이 있다. 특히, 골굴사는 선무도(인도에서 시작된 불가의 전통 수련법)의 총본산지로 선무도 수련 프로그램이 주요 항목으로 포함되어 있다.
    이제 템플스테이는 관광상품으로써의 그 가치를 새롭게 이어나가고 있다. 2004년 문화관광부에서 템플스테이 사무국의 출범으로 기존의 보고 즐기는 관광에서 몸으로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써의 템플스테이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또한, 도시생활의 바쁘고 힘든 곳을 떠나 산사에 들어가서 고요함 속에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것도 템플스테이의 장점으로 손꼽힌다. 이미 주5일제를 이용해서 산사에 들어가 하루를 체험하며 맑은 공기와 편안한 마음을 가지는 명상 등은 많은 사람들에게 종교를 떠나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골굴사의 철민 스님은 “템플스테이는 몸과 마음의 안정을 되찾게 해 주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템플스테이의 궁극적인 목적이 불교 포교 활동에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화관광부에서 200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인원 중 38%만이 불교 신자이고 나머지 62%는 무교이거나 다른 종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템플스테이가 종교적인 의미보다는 단순히 문화적인 활동으로 인식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템플스테이에 참가자들은 템플스테이를 불교의 종교의식이 아닌 생활양식 가운데 하나인 문화로써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들이 한국의 문화를 체험한다는 명목아래 템플스테이에 참가하고 있고, 이것을 종교의식이 아니라 한국 ‘고유’ 의 문화로 이해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한 외국인은 “한국의 문화와 불교의 문화는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템플스테이의 프로그램에서도 큰 거부감을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템플스테이는 문화적 체험,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거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참가자 대부분이 템플스테이와 불교를 따로 놓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래서 대한불교 조계종에서 발표한 자료에서는 2004년 당시 전체 참여자의 80%이상이 다시 한 번 템플스테이에 참여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템플스테이는 이제 종교 의식과 관광문화가 결합된 한국문화의 새로운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의식을 가진 한동인으로서 우리는 템플스테이를 비롯한 포스트모더니즘적 문화에 대한 보다 신중한 관찰, 분석, 접근을 시도해야 하지 않을까.

    손일영 기자 silkyguy.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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