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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9호] 영화의 마법에 빠져보세요 - 부산국제영화제, 현장 스케치
    Maybe... Press 2007. 10. 1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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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시간 남짓 버스를 타고 도착한 부산. 버스터미널을 빠져나오자마자 부산국제영화제(P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이하 PIFF)의 현수막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상영 일정표를 들고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 신나게 울려퍼지는 음악, 뭐가 그리 신기한지 카메라를 연신 찍어대는 외국인들까지. 이미 부산은 축제의 열기로 가득 차 보였다. 기자 또한 그 사람들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 지하철 역으로 바삐 발걸음을 옮겼다.

    남포동 부산극장 앞, 처음 도착한 PIFF 장소에서는 이미 축제의 열기가 느껴졌다. 길거리한복판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그룹사운드가 PIFF를 축하하는 공연을 하고 있었다. 영화제를 보러 온 사람들은 그 공연에 어깨를 들썩이며 축제를 만끽했다.
    이번 PIFF는 영화상영 자체뿐만 아니라, 많은 공연과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PIFF에서는 해운대와 남포동에 총 4곳의 무대를 설치하여 극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대영시네마 안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들 곧 시작될 영화를 기대하며 들뜬 모습이었다. 영화가 막 시작된 상영관에서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환히 밝아지는 스크린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늦게 도착해 영화를 보러 들어가려는 사람들과 이를 주의시키는 스텝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번 PIFF에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희수씨는 “정시 입장을 지키지 않는 관객들 때문에 입장이 난처하다”며 “많은 영화가 상영되기 때문에 정시에 입장할 수 있도록 시간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영화관을 나와 버스를 타고 해운대로 향했다. 버스 안에서는 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연신 PIFF 가이드북을 보며 펜으로 필기를 하는 사람, 신문이나 잡지를 보며 다정하게 영화 이야기를 나누는 연인 등 각자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영화 관람 계획을 짜고 있었다. 서울에서부터 영화제를 보러 9년째 내려오고 있다는 그는 “평소에 접할 수 없었던 외국 유명 감독들의 영화를 한꺼번에 볼 수 있어 즐겁다”면서, “이번에는 평소 접하고 싶었던 필리핀 브리얀테 멘도사 감독의 영화를 볼 것이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해운대에 도착하자 가장먼저 눈에 띈 것은 아쿠아리움 옆에 설치된 PIFF 빌리지였다. 그곳에서는 매표소 외에도 야외공연장과 몇몇 회사의 홍보 거리, 그리고 PIFF체험관 등이 있어 축제를 즐기러 온 사람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즐거웠던 곳은 ‘스타 로드(Star Road)’라는 이름의 길이었다. 이곳은 영화제에 등장하는 레드 카펫을 길게 깔아 지나가는 사람들이 마치 멋진 영화배우가 된 듯한 즐거운 착각을 들게 했다.

    영화표를 예매한 뒤, 걸어서 해운대 메가박스로 향했다. 걸어가는 길에도 많은포스터와 영화음악 등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었다.
    기자가 선택한 영화는 한국영화 회고전으로 상영되고 있는 ‘마부’였다. 재잘거리는 여고생부터 머리가 하얗게 샌 어르신들까지 삼삼오오 각 좌석에 앉아 영화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작고한 주연배우 대신 2대째 배우를 맡고 있는 아들이 무대에 올라 ‘게스트와의 만남’이라는 시간을 가졌다. 관객과 배우가 서로 토론하며 영화라는 주제 안에서 서로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한국영화 회고전, 아시아 영화의 창, 월드 시네마 등 다채로운 주제를 더욱 강화해 영화인들을 직접 만남으로써 영화에 대한 이해와 친밀도를 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신설된 ‘갈라 프레젠테이션’은 월드 혹은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작품과 거장들의 신작이나 화제작을 주로 소개하는 코너로서, 한국의 대표작으로는 중견감독 이명세와 배우 강동원이 만난 ‘M’이 한국의 상영된다.

    누구나 즐겁게 자기 입맛에 맞는 영화를 볼 수 있는 축제, 영화에 대해 더욱 친근하고 재미있게 다가올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이 축제에 당신도 참여해보고 싶지 않은가? PIFF에서는 12일까지 매일 인터넷 예매분을 제외하고 당일 영화에 한해 직접 가서 표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도 충분히 PIFF를 즐길 수 있다. 단돈 5천원에 특별한 영화를 보는 기쁨, 지금도 늦지 않았다.

    손일영 기자 soniy@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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