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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일, 카페에 앉아...
    Maybe... Diary 2011. 7. 24. 14:33

     어제는 TOCT, 오늘은 토익스피킹. 그리고 예배를 드리고는, 4명은 족히 앉을 테이블에 단지 전기 콘센트가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혼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창가는 대부분 커플들. 이에 반해 자리가 많은 테이블 중간 부분에는 여자 4명, 또는 남자 3명(?)이 자리하고 있다. 아, 나이 지긋하신 아주머니들도 즐겁게 담소를 나누기도 한다.
     이런, 두리번거리다 한 커플 중 한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황급히 서로 눈을 돌리긴 했지만 그 속에 들어있는 약간의 궁금증과 조소의 표정. '쟤는 왜 혼자 저기 있을까' 하는 표정이다. 그러나 그 여자는 맞은편에 앉은 남자의 대화에 다시 참여하고, 나는 나대로 다시 노트북을 쳐다본다. 약 0.5초간의 만남과 헤어짐이라고나 할까.
     서울에 온지도 이제 약 2달. 많은 것이 변할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지금 내 머릿속은 혼돈 그 자체다. 인생에 다시는 하기 싫다던 공부를 붙잡고 있고, 언어공부도 열심히 하게 생겼지만 무엇보다 내 앞길이 180도 바뀔수도 있다는 것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벌써 28살. 잠깐 정신을 차리려던 23살의 시절에서 벌써 5년이 지났다. 그 때도 지금처럼 글을 쓰면서 내 상황을 뒤돌아봤다. 그리고 다행히 그 시절에는 내가 원하는 바를 많이 이뤘다. 그런데 귀찮다면서 글쓰는 것을 놓아버린 뒤, 내 인생이 조금씩 꼬인것이 아닐까 싶다.
     기자가 하고 싶다고 하던 내 인생에서 단 한가지 빠진 것이 바로 글 쓰는 버릇. 덕분에 기자가 되는 길은 아주 굽이굽이 돌아가게 생겼다. 하지만 갑자기 내 인생에 들어온 또 다른 길이 보인다. 내 옆에서 나를 붙잡고 있는 어여쁜 여자아이는 나에게 이 길로 가는 것이 어떻겠냐며 계속 나를 조르고 있기도 하다. 그래 사실 그 길로 가는 방법도 편하지는 않겠지만, 탐스러운 과일이 더 많아 보이긴 한다.
     다행이다. 아직도 나는 20대다. 남들은 벌써 좋은 회사에 들어가거나 심지어 곧 결혼도 한다. 이에 반해 나는 아직도 대학생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난 아직 20대다. 아직도 내 길을 수정하기엔 늦지 않았다는 소리다. 아니, 다시 생각해보면 30대에도 내 길은 바뀔 수 있다. 40대에도, 50대에도, 심지어 남들은 이제 인생을 마감해야 할 때라는 60대에도 내 길을 바뀔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외곬수 인생은 벗어던져보자. 기자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페트릭 헨리'의 짝퉁 슬로건은 이제 슬그머니 뒤로 치워두자. 그 대신 '길은 어디에나 있다'라는 말로 대체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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